2009/08/24 00:58

왜 2차대전인가? - 20세기 전쟁과 비디오게임 논거

따지고 보면 FPS의 시조는 2차대전 게임


게임 얘기입니다. 역사 얘기가 아니라(...)

게임웹진 1up.com에 실린 2차대전 게임에 대한 칼럼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원문은 여기로.
워낙 허접한 실력이긴 합니다만 공감가는 바가 있...다기보다 너무 격하게 공감이 가서ㅠ 혹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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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차대전 슈터(*주1)"라는 말이 단순한 클리셰의 정도를 넘어서 거의 완전히 무의미한 무언가가 된 지가 오래 되었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그걸 지적하는 것조차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해는 동쪽에서 떠오르고, 바다는 어느 정도 축축하고, 그리고 우리는 이번주 들어 노르망디에서 상륙작전을 500번 정도 감행했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발휘했던 아주 낮은 집중력에 따르면, 지난 세기에는 2차대전 말고 다른 전쟁들도 존나 많이 터졌었다. 그러니까 2차대전 소재가 다른 전쟁들에 비해서 게임으로 과잉 생산되는게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사실, '20세기의 벌어진 미국 참전 전쟁'을 소재로 하는 게임(1980년 이후 발매)을 간단히 통계내보면 조금 놀라운 정도가 아니다.


*1차대전: 'Snoopy vs. the Red Baron' 제외
*한국전쟁: M*A*S*H 하나(진짜로)


분명한 건 "왜?"냐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게임들이 발매된 시기다. 90년대 말부터 2차대전 게임들의 발매가 급격하게 많아졌다. 그 시점 전에도 다른 전쟁에 비해 2차대전 소재 게임들이 많이 나왔었지만, 위 리스트의 2/3이 1998년 이후에 발매된 게임들이고 그것들의 거의 대부분이 FPS였다. 물론 다른 장르의 게임들도 게임산업 초기보다는 90년대 말부터 더 많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2차대전 말고 다른 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저 시점부터 오히려 줄어들었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저 리스트의 게임들 중 프랜차이즈는 얼마 없다(*주2).




하지만 어느 것도 그런지는 확실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아마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은 "유명하니까"일 것이다. 어떤 특정한 종류의 게임이 잘 팔리면, 속편도 나오고 짝퉁도 나온다. 그리고 2차대전 슈터들은 잘 팔린다. 매우 잘 팔린다. 그렇지만 2차대전 게임들이 예를 들자면, 1차대전이나 베트남전 게임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러한 게임들에는 적어도 최소한의 '실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어떤 전쟁이라도 거기에 얽힌 사람들한테는 그다지 즐거운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법이다. 그래서 1차대전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면, 게이머들은 별로 즐겁지 않을 것이다. 적들 중 누군가가 고개를 빼꼼 하고 내밀거나 독가스를 맞고 팀원 전원이 몰살당할 때까지 참호 안에 틀어박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건 무리다. 그러니까 저격수가 클래스의 전부고 전원이 때때로 이유 없이 죽어버리는 팀 포트리스를 생각해 보면 쉽다. 사실, 이제까지 만들어진 거의 모든 1차대전 게임들이 전략 아니면 비행 시뮬레이션이었다. 참호에서 끔살당하는 건 아무도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베트남전의 경우는 2차대전과 비교했을 때 심리적인 차이점이 문제가 된다. 먼저, 2차대전은 우리(=미국인)들이 '이긴' 전쟁이다. 둘째로, 역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이 (가공의)"그냥 전쟁just war"의 예시라고 믿어버리는 건 쉬운 일이다. 2차대전에는 '좋은 놈'이 있고 '나쁜 놈'이 있다. 그 나쁜 놈들은 나치라고 하는데, '우리가 죄책감 없이 악이라고 낙인찍을 수 있는 것들'의 리스트에서 로봇과 좀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베트남 같은 곳, 그러니까 당신이 뭘 달성하려 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당신한테 총을 쏴대기 직전까지는 나쁜 놈들이 누군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곳에서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기가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슈터라는 문법 하에서는 말이다. 어느 누구도 (만약 "전부 쏠 것. 여자와 어린이 포함"이라는 규칙이 없다면)누굴 쏴야 할지 모르는 배경에서 슈터 게임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승리=고향에서 혐오받음, 실직함, 불구가 됨'인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2차대전 이외의 다른 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대부분 위의 문제들을 몇 가지 결합한 형태로 지닌다. 그리고 2차대전이 역사적으로, 또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너무 크게 ─다른 전쟁들이 일어났었다는 것조차도 가끔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자라나 있다는 사실도 그런 문제들에 영향을 끼친다.


*주1: 슈팅게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뭔가 쏘는' 게임 모두를 총칭합니다.
*주2: 아마도 '유명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프랜차이즈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시리즈는 여럿 나왔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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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입문을 메달오브아너로 한 중증 2차대전FPS빠로서 놓칠 수 없는 떡밥!(...)
예전에는 저 문제가지고 키배도 떴었습니다. 한국전만 건드렸다 하면 배틀존이 펼쳐졌고ㅋ 아니 사실 한국전까지 갈 것도 없이 2차대전 태평양전선만 해도 한국군 포로를 죽이는게 정당한가 어떤가 하는 문제가지고 지금 생각하면 참 저열한 수준의 키배가 펼쳐지곤 했었죠. 아니 지금도 안 벌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고'ㅅ'

하지만 근래 들어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 건 사실이긴 해요. 물론 머리가 큰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재미있는 2차대전 슈터가 거의 안 나오는 상황이겠죠(다른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물론 콜옵: WAW나 BIA: HH같은 할만한 게임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그런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 혜성처럼 등장하는 신작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콜옵 1편이 얼마나 잘 만든 작품이었는지 느껴진달까... 실제로 콜옵 1편 이후에 프랜차이즈를 구축한 시리즈는 BIA를 빼면 없다시피하니;;

뭐, 그래도 저런 편중현상은 문제긴 문제죠. 무엇보다 질린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마이너한 전쟁을 소재로 신급 게임이 만들어지는 거지만 그건 확률적으로 힘든 해결책이니까~ㅅ~


p.s 덤으로 인기없는 전쟁 Top 5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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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쉽 2009/08/24 03:01 # 답글

    수고했습니다 이 악어야
  • Laika_09 2009/09/10 01:23 #

    로쉽// 그래 난 뼈빠지게 번역해도 이런 댓글밖에는 ㅇㅇ
  • 호구라 2009/08/24 14:38 # 답글

    시대가 시대니. 이젠 딕슈터의 시대야. ㅇㅇ 생존과 번식전쟁!!
  • Laika_09 2009/09/10 01:23 #

    호구라// 스...스뚜리뚜 뻐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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